대법원 2017. 2. 15. 선고 2014다19776, 19783 판결

[약정금등·손해배상(기)][공2017상,527]

【판시사항】

[1] 처분문서에 나타난 당사자 의사의 해석 방법

[2] 신의성실의 원칙의 의미 및 이 원칙에 반한다는 이유로 권리행사를 부정하기 위한 요건

[3] 이동전화사업자인 갑 주식회사가 유선전화사업자인 을 주식회사와 체결한 협정에 따라 을 회사가 요청한 방식의 접속을 제공하여 자신의 접속설비를 최소한도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는데도 이를 거부하여 을 회사로 하여금 갑 회사의 거부행위가 없었다면 요청한 방식의 접속을 제공받았을 시점 이후에도 계속 우회접속방식으로 접속하여 우회구간에 대한 추가적인 접속설비를 이용하도록 하면서 그로 인한 추가 접속통화료의 지급을 청구한 사안에서, 위 청구를 허용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타당하지 않다고 한 사례

[4] 의사표시를 한 사람이 생각한 의미가 상대방이 생각한 의미와 다른 경우, 의사표시를 해석하는 방법

[5] 민법 제496조의 규정 취지 및 이 규정이 고의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는 상계에 적용되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 고의에 의한 행위가 불법행위와 채무불이행을 동시에 구성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과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이 경합하는 경우, 위 규정이 유추적용되어 채무자는 고의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하더라도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처분문서는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그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처분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대로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한다. 당사자 사이에 계약의 해석을 둘러싸고 다툼이 있어 처분문서에 나타난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 되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약정으로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2] 신의성실의 원칙은 법률관계의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의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해서는 안 된다는 추상적 규범이다.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는 이유로 권리의 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뢰를 제공하였다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뢰를 하는 데 정당한 상태에 있어야 하고, 이러한 상대방의 신뢰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

[3] 이동전화사업자인 갑 주식회사가 유선전화사업자인 을 주식회사와 체결한 협정에 따라 을 회사가 요청한 방식의 접속을 제공하여 자신의 접속설비를 최소한도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는데도 이를 거부하여 을 회사로 하여금 갑 회사의 거부행위가 없었다면 요청한 방식으로 접속을 제공받았을 시점 이후에도 계속 우회접속방식으로 접속하여 우회구간에 대한 추가적인 접속설비를 이용하도록 하면서 그로 인한 추가 접속통화료의 지급을 청구한 사안에서, 갑 회사가 을 회사를 상대로 위 시점 이후의 접속분에 대하여 추가 접속통화료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면 갑 회사에 추가 접속통화료를 지급한 을 회사는 다시 갑 회사의 거부행위를 이유로 같은 금액 상당의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는데, 이는 갑 회사와 을 회사 사이의 순환소송을 인정하는 결과가 되어 소송경제에 반할 뿐만 아니라 갑 회사는 결국 을 회사에 반환할 것을 청구하는 것이 되어 이를 허용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타당하지 않다고 한 사례.

[4] 당사자들이 공통적으로 의사표시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다면, 그것이 당사자가 표시한 문언과 다르더라도 당사자들의 공통적인 인식에 따라 의사표시를 해석하여야 한다. 그러나 의사표시를 한 사람이 생각한 의미가 상대방이 생각한 의미와 다른 경우에는 의사표시를 수령한 상대방이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표시된 내용을 어떻게 이해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를 고려하여 의사표시를 객관적·규범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5] 민법 제496조는 “채무가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것인 때에는 그 채무자는 상계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에 대하여 상계를 허용한다면 고의로 불법행위를 한 사람까지도 상계권 행사로 현실적으로 손해배상을 지급할 필요가 없게 되어 보복적 불법행위를 유발하게 될 우려가 있다. 또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피해자가 가해자의 상계권 행사로 현실의 변제를 받을 수 없는 결과가 됨은 사회적 정의관념에 맞지 않는다. 따라서 고의에 의한 불법행위의 발생을 방지함과 아울러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피해자에게 현실의 변제를 받게 하려는 데 이 규정의 취지가 있다.

이 규정은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한 상계에 관한 것이고 고의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다만 고의에 의한 행위가 불법행위를 구성함과 동시에 채무불이행을 구성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과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이 경합하는 경우에는 이 규정을 유추적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경우에 고의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한 상계를 허용하면 이로써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까지 소멸하게 되어 고의의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채권은 현실적으로 만족을 받아야 한다는 이 규정의 입법 취지가 몰각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예외적인 경우에는 민법 제496조를 유추적용하여 고의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는 상계를 한 경우에도 채무자가 상계로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참조조문】

[1] 민법 제105조 [2] 민법 제2조 제1항 [3] 민법 제2조 제1항민사소송법 제1조 제1항 [4] 민법 제105조 [5] 민법 제496조

【참조판례】

[1] 대법원 2001. 2. 27. 선고 99다23574 판결(공2001상, 765)
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2다23482 판결(공2002하, 1816)
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4다88543, 88550 판결(공2016하, 1757)
[2] 대법원 2003. 4. 22. 선고 2003다2390, 2406 판결(공2003상, 1192)
대법원 2011. 2. 10. 선고 2009다68941 판결(공2011상, 554)
[5] 대법원 2002. 1. 25. 선고 2001다52506 판결(공2002상, 567)

【전 문】

【원고(반소피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에스케이텔레콤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유원규 외 5인)

【피고(반소원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주식회사 케이티 (소송대리인 변호사 손지열 외 3인)

【원심판결】서울고법 2014. 1. 24. 선고 2012나89360, 89377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각자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에 제출된 다수의 상고이유보충서 등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안에서)를 판단한다.

1. 기본적 사실관계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1) 이동전화사업자인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고 한다)와 유선전화사업자인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고 한다)는 자신의 통신서비스에 가입한 이용자가 상대방의 통신서비스에 가입한 이용자에게 통화를 하는 경우 각자의 통신망(원고 이동전화망과 피고 유선전화망의 통신망 구성은 아래 그림과 같다)을 연결하여 통신이 이루어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통신망 상호 간에 전기통신역무의 제공이 가능하도록 전기통신설비를 물리적·전기적·기능적으로 연결하는 것을 ‘접속(connection)’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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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의 통신서비스에 가입한 이용자가 원고의 통신서비스에 가입한 이용자에게 통화를 하는 경우 접속의 종류는 호(호; 이는 call을 번역한 것으로 전화가입자가 접속을 의뢰하기 위하여 전화국을 호출하는 것을 말한다)의 형태에 따라 LM(Land to Mobile) 호(유선전화에서 이동전화로 연결되는 호), VM(VoIP to Mobile) 호(인터넷전화에서 이동전화로 연결되는 호) 등으로 분류되고, 이는 다시 원고의 2세대(2G) 이동통신서비스(cellular)를 이용하는지, 3세대(3G) 이동통신서비스(IMT-2000)를 이용하는지에 따라 LM 2G호, LM 3G호, VM 2G호, VM 3G호 등으로 나뉜다.

(2) 유선전화가입자가 이동전화가입자에게 전화를 하는 경우 유선전화사업자의 통신망과 이동전화사업자의 통신망을 연결하는 접속방식으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것은 CGS 방식과 MSC 방식이다(인터넷전화도 유선전화와 같은 방식으로 이동전화로 연결되므로, 이하의 내용은 대부분 인터넷전화의 경우에도 적용된다).

‘CGS 방식’은 유선전화사업자가 자신의 중계교환기에서 같은 지역에 있는 이동전화사업자의 이동중계교환기(Cellular Gateway Switch, 이하 ‘CGS'라고 한다)로 호를 인도하면 이동전화사업자가 자신의 가입자위치인식장치(Home Location Register, 이하 ‘HLR'이라고 한다)를 통하여 이동전화가입자의 위치를 확인한 후 그 CGS에서 곧바로 호를 연결시키거나(이동전화가입자가 같은 지역에 있는 경우), 또는 다른 지역의 CGS를 거쳐(이동전화가입자가 다른 지역에 있는 경우) 이동전화가입자의 위치에 가장 가까운 이동단국교환기(Mobile Switch Center, 이하 ‘MSC'라고 한다)로 호를 연결시키고, 여기에서 다시 기지국을 통하여 이동전화단말기로 호를 연결시키는 접속방식이다(이동전화가입자가 차량 등을 통하여 이동하는 경우에는 통화 중 다른 MSC로 호가 연결되기도 한다).

‘MSC 방식’은 유선전화사업자가 자신의 중계교환기에서 이동전화사업자의 HLR에 직접 연동하여 이동전화가입자의 위치정보를 제공받아 이동전화가입자와 가장 가까이에 있는 자신의 중계교환기로 호를 연결시킨 후 여기에서 이동전화사업자의 CGS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이동전화가입자의 위치에 가장 가까운 이동전화사업자의 MSC로 호를 연결시키는 접속방식을 말한다(MSC에서 기지국을 거쳐 이동전화단말기로 호가 연결되는 것과 이동전화가입자의 이동에 의하여 다른 MSC로 호가 연결되기도 하는 것은 CGS 방식과 같다).

(3) 피고는 LM 2G호와 VM 2G호의 경우에는 MSC 방식으로 접속을 하였으나, LM 3G호와 VM 3G호의 경우에는 각 서비스 시작 시점부터 2011. 9. 29.경까지 자신의 중계교환기에서 일단 원고의 2세대 이동통신서비스를 위한 이동단국교환기(이하 ‘2G MSC'라고 한다)로 호를 연결(피고가 원고의 HLR에 이동전화가입자의 위치를 문의하지만 이 단계에서는 3세대 이동전화가입자의 위치정보가 제공되지 않아 일단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원고의 2G MSC로 연결하는 것이다)시킨 다음 다시 원고의 CGS(여기에서 원고가 HLR을 통하여 이동전화가입자의 위치를 확인하고, 이동전화가입자가 다른 지역에 있는 경우 호가 다른 CGS로 연결된다)와 3세대 이동통신서비스를 위한 이동단국교환기(이하 ‘3G MSC'라고 한다)로 호를 연결시키는 방식(이를 ‘2G MSC 우회접속방식’이라고 한다)으로 접속을 하였다(3G MSC에서 기지국을 거쳐 이동전화단말기로 호가 연결되는 것과 이동전화가입자의 이동에 의하여 다른 3G MSC로 호가 연결되기도 하는 것은 CGS 방식과 같다).

나. (1) 다른 사업자의 통신망을 이용하는 사업자(이하 ‘접속이용사업자’라고 한다)는 통신망을 제공하는 사업자(이하 ‘접속제공사업자’라고 한다)에게 통신망, 구체적으로는 이를 구성하는 접속설비의 이용대가인 접속통화료를 지급하여야 한다.

접속통화료는 ① 2003. 12. 26.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주식회사 KT의 전화계망과 SK텔레콤 주식회사의 이동전화계망 간 상호접속 등을 위한 협정”(이하 ‘상호접속협정’이라고 한다) 제39조와 ② 구 전기통신사업법(2010. 3. 22. 법률 제10166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전기통신사업법’이라고 한다)에 근거한 전기통신설비의 상호접속기준(2009. 11. 5. 방송통신위원회 고시 제2009-27호, 이하 ‘상호접속기준’이라고 한다. 상호접속협정 제4조는 협정에 정하지 않은 사항은 상호접속기준 등에서 정하는 바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22조 제1항에서 정하고 있는데, 이에 따르면 ‘접속설비별 접속통화요율 × 접속통화량’의 방식으로 접속통화료를 계산한다.

(2) 접속통화요율은 접속설비의 분(분)당 이용대가로서 방송통신위원회가 접속설비의 원가를 기초로 주파수의 특성, 통화량 규모의 차이 등을 고려하여 접속설비별 및 사업자별로 산정하여 통지한다(상호접속협정 제40조, 상호접속기준 제22조 제2항). 구체적으로는 과거(Y-2년)의 분당 접속원가[= 접속설비의 원가 ÷ 통화량(망내통화량 및 접속통화량)]를 계산한 후, 향후 5년간의 예측통화량과 이를 효율적으로 수용하기 위한 통신망의 구축·운영에 필요한 원가를 고려하고, 여기에 주파수의 특성, 통화량 규모의 차이, 통신시장의 환경변화와 경쟁상황, 기술변화 추세 등 다양한 정책적 요소들을 더하여 Y년도와 Y+1년도의 접속통화요율을 결정한다. 그리고 이와 같이 접속통화요율이 결정된 이후에는 접속통화량이 누락되었음이 발견되거나 접속경로가 변경되는 등 다양한 이유로 통화량[아래 (3)에서 보는 바와 같은 이용횟수가 고려된 개념이다]에 변화가 생기더라도 변경된 통화량을 반영하여 이미 사전에 결정된 접속통화요율을 재산정하지 않는다.

(3) 접속통화량은 통신망의 점유시간에 접속설비의 이용횟수를 가중하여 산정하는데(상호접속기준 제23조 제4항, 제24조), 이 사건에서 쟁점이 된 상호접속기준 제24조 제1항과 제3항은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① 접속통화료 산정 및 정산을 위한 통화량은 통신망 설비의 이용횟수를 가중하여 교환, 전송 및 선로(시내, 시외, 국제전화 및 이동전화에 대하여는 구간별로 구분한다) 등 설비별로 산정한다.

③ 제1항에 따른 통신망설비의 이용횟수를 산정하기가 곤란한 경우 이동전화망의 통신망내 통화와 접속통화에 대한 이동전화망의 설비별 이용횟수는 표본조사를 통하여 추정하되, 표본조사를 하기 전까지의 이용횟수는 다음 각호로 한다.

1. 교환설비: 통신망내 통화 및 접속통화 2.

2. 교환국간 전송 및 선로설비: 통신망내 통화 및 접속통화 1.

3. 기지국관련 전송 및 선로설비: 통신망내 통화 2, 접속통화 1.」

여기에서 제1호의 ‘교환설비: 접속통화 2’는 접속통화의 경우 교환설비 즉 CGS와 MSC를 각 1회 이용하는 것으로 간주한다는 의미이고, 제2호의 ‘교환국간 전송 및 선로설비: 접속통화 1’은 접속통화의 경우 CGS와 MSC 사이의 선로(이하 ‘교환국간’이라고 한다)를 1회 이용하는 것으로 간주한다는 의미이며, 제3호의 ‘기지국관련 전송 및 선로설비: 접속통화 1’은 접속통화의 경우 기지국과 관련된 선로(이하 ‘기지국관련’이라고 한다)를 1회 이용하는 것으로 간주한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동통신망의 경우 이동전화가입자의 위치와 이동 여부에 따라 하나의 통화에서 CGS, MSC, 교환국간 및 기지국관련의 실제이용횟수가 달라지는데도 이를 산정하기 곤란하고 또 표본조사도 이루어지지 않아 실제로는 상호접속기준 제24조 제3항 각호에 정한 간주이용횟수를 적용하여 통화량을 산정하고 이를 기초로 접속통화료를 정산해 왔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원고의 이동통신망과 관련하여 접속설비를 CGS, HLR, MSC, 교환국간, 기지국관련 및 전파사용료로 구분하고 접속설비별로 접속통화요율을 산정·통지하면서 이른바 CGS 요율과 MSC 요율을 함께 발표하였다. 그 요율은 CGS 방식과 MSC 방식의 접속에 각각 이용되는 원고 접속설비들의 접속설비별 접속통화요율을 단순 합산한 값이다. 따라서 상호접속기준 제24조 제3항 각호에도 불구하고 접속설비 중 CGS와 교환국간을 이용하지 않는 MSC 방식의 경우 CGS와 교환국간에 관하여는 각각 ‘0회’의 이용횟수를 적용하고 있는 셈이다.

다. (1) 원고와 피고는 2001년 상반기에 LM 2G호의 소통을 개시하였고, 2003. 12. 26. 상호접속협정을 체결하여 2003. 12. 29. LM 3G호의 소통을 개시하였으며(2003. 12. 중순 2G MSC 우회접속방식으로 시범접속 후 2003. 12. 29. 그대로 상용화되었다), 2006. 1.부터 VM 2G호와 VM 3G호의 소통을 개시하였다. 인터넷전화는 피고의 유선통신망을 통하여 원고의 이동통신망과 연결하는 방식을 취하였으므로, VM 2G호는 LM 2G호와 동일한 방식으로, VM 3G호는 LM 3G호와 동일한 방식으로 원고의 이동통신망에 접속하였다.

(2) 피고는 MSC 방식으로 접속하는 LM 2G호는 물론이고 2G MSC 우회접속방식으로 접속하는 LM 3G호에 대해서도 MSC 요율을 적용하여 접속통화료를 정산하였다(VM 2G호와 VM 3G호에 대하여는 2006. 1. 소통개시 당시부터 CGS 요율로 정산하였다). 원고가 2007. 8. 14. LM 3G호가 MSC 방식으로 접속하지 않음을 이유로 접속통화료의 재정산을 요구하자, 피고는 내부 검토를 거쳐 2007. 9. 21. 원고에게 LM 3G호의 소통경로 확인을 위한 정보제공을 요청한 후 2007. 10. 1.부터의 접속에 대해서는 CGS 요율을 적용하여 접속통화료를 정산하였다.

피고는 2008. 6. 2. 원고에게 LM 3G호에 대하여 MSC 방식의 접속을 제공할 것을 요청하면서 관련 정보의 제공을 함께 요청하였다(VM 3G호는 LM 3G호의 같은 방식으로 접속되고 있었으므로 이는 VM 3G호에도 함께 적용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원고가 LM 3G호에 대하여는 MSC 방식의 접속을 제공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의 요청에 응하지 않자, 피고는 2009. 4. 9. 방송통신위원회에 LM 3G호에 대하여 MSC 방식의 접속을 구하는 재정(재정)을 신청하였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009. 11. 18. ‘원고는 상호접속협정에 따라 피고에게 LM 3G호에 대하여 MSC 방식의 접속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는 취지의 재정을 하였고, 2009. 9. 29.경 원고와 피고는 LM 3G호와 VM 3G호에 대하여 MSC 방식의 접속을 하기 위한 작업을 마쳤다.

라. 원고는 본소로서 LM 3G호와 VM 3G호에 대하여 2G MSC 우회접속방식으로 접속함으로써 2004. 2. 1.부터 2010. 12. 31.까지 추가로 이용한 접속설비에 대한 추가 접속통화료를 정산해 달라는 청구(주위적으로 상호접속협정에 의한 청구, 예비적으로 불법행위에 기한 청구)와 반소 관련 손해배상채무의 부존재 확인청구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반소로서 원고가 LM 3G호와 VM 3G호에 대하여 MSC 방식의 접속을 제공할 의무가 있고 이를 이행하였다면 이들 호와 관련해서도 MSC 요율에 의한 접속통화료만을 지급하면 되는데, 원고가 그 의무를 불이행하여 2G MSC 우회접속방식으로 접속하면서 CGS 요율에 의한 접속통화료를 지급하였다면서, 2008. 1. 1.부터 2010. 12. 31.까지 정산한 접속통화료 중 MSC 요율을 적용한 접속통화료와의 차액을 손해배상으로 구한다. 본소와 반소의 청구를 요약하면 별지 기재와 같다.

2. 본소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2G MSC 우회접속방식으로 접속하는 경우 CGS 방식으로 접속하는 경우에 비하여 추가 접속통화료 지급의무가 발생하는지 여부

(1) 처분문서는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그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처분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대로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한다. 당사자 사이에 계약의 해석을 둘러싸고 다툼이 있어 처분문서에 나타난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 되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약정으로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2다23482 판결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4다88543, 88550 판결 등 참조).

(2) 위 1.에서 보았듯이 접속통화료는 다른 사업자의 접속설비를 이용한 데 대한 대가로서 접속설비별 접속통화요율에 접속통화량을 곱하여 계산하고 접속통화량은 통신망의 점유시간에 각 접속설비의 이용횟수를 곱하여 산정하므로, 접속설비의 이용횟수가 많을수록 더 많은 접속통화료를 지급하여야 한다. 또한 이동통신망의 경우 접속설비의 실제이용횟수를 산정하기 곤란하여 상호접속기준 제24조 제3항 각호의 간주이용횟수를 적용하기는 하지만, 위 규정은 접속설비의 이용횟수를 CGS, MSC, 교환국간, 기지국관련 각 1회로 본다는 것이므로, 이는 CGS 방식으로 접속하는 경우를 전제로 하여 각 접속설비의 최소이용횟수를 간주이용횟수로 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위 접속설비들 중 일부(CGS와 교환국간)를 이용하지 않는 MSC 방식으로 접속하는 경우에 위 규정에도 불구하고 이용하지 않는 접속설비에 대해서는 각각 ‘0회’의 이용횟수를 적용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명백히 위 규정에 따른 간주이용횟수를 초과하는 접속설비의 이용이 있는 경우에는 그 이용횟수를 반영하여 접속설비의 이용횟수를 산정하여야 한다.

한편 피고는 LM 3G호와 VM 3G호에 대하여 CGS 요율을 적용하여 접속통화료를 정산해 왔고 이로 인하여 그동안 CGS, MSC, 교환국간 및 기지국관련 각 1회의 이용횟수를 적용한 통화량을 기초로 접속통화요율이 산정되었으나, 그렇다고 하여 접속통화료 정산 시에 위와 다른 이용횟수를 적용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물론 접속통화료는 접속제공사업자와 접속이용사업자 사이에 접속설비의 원가를 공평하게 분담할 수 있도록 산정해야 한다. 그러나 접속통화요율 산정 시의 통화량은 과거의 통화량을 기준으로 한 추정치로서 접속통화료 정산 시의 통화량과는 애초부터 다른 것이고, 접속통화요율은 이러한 추정 통화량 외에 다양한 정책적 요소를 고려하여 결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접속제공사업자는 정확히 전체 통화량 대비 접속통화량의 비율에 따른 접속설비의 원가를 접속이용사업자로부터 지급받는 것이 아니다. 또한 접속통화요율이 결정된 후에는 접속경로가 변경되어 통화량(정확히는 통화량 산정을 위한 접속설비의 이용횟수)에 변화가 생기더라도 이미 결정된 접속통화요율을 재산정하지 않는다. 이는 접속경로가 변경되어 접속설비의 이용횟수가 변경된 경우에도 이와 다른 이용횟수를 토대로 결정된 접속통화요율을 적용하여 접속통화료를 정산한다는 의미이므로, 결국 현재의 접속통화요율 산정과 접속통화료 정산 방식은 양자의 경우 서로 다른 접속설비 이용횟수와 통화량을 적용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피고는 LM 3G호와 VM 3G호의 경우 2G MSC 우회접속방식으로 접속을 하였고, 이에 따라 위 각호는 피고의 중계교환기에서 원고의 HLR, 2G MSC, 교환국간(2G MSC와 CGS 사이)을 거쳐 원고의 CGS로 연결되고 이후부터는 CGS 방식과 동일하게 이동전화단말기까지 연결되었다. 호가 CGS로 연결된 이후의 구간에 대해서는 이동전화가입자의 위치나 이동 여부에 따라 각 접속설비의 이용횟수가 달라져 그 실제이용횟수를 산정하기 곤란하므로 각 접속설비의 최소이용횟수인 간주이용횟수를 적용하여야 한다. 그러나 호가 CGS로 연결되기 이전의 구간에 대해서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실제이용횟수가 명확한 추가적인 접속설비의 이용이 있으므로, 위 간주이용횟수에 위 실제이용횟수를 더한 이용횟수를 가중하여 접속통화량을 산정하고 이를 기초로 접속통화료를 정산하여야 한다.

그런데도 피고는 LM 3G호와 VM 3G호에 관한 2004. 2. 1.부터 2010. 12. 31.까지의 접속에 대하여 MSC 방식 또는 CGS 방식으로 접속하는 경우를 전제로 한 이용횟수만을 가중하여 접속통화량을 산정하고 이에 기초하여 접속통화료를 정산하였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추가로 이용한 접속설비에 대한 추가 접속통화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3)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피고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법률행위의 해석, 상호접속협정에 따른 접속통화료 산정방식과 상호접속기준 제24조의 이용횟수 적용방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나. 2009. 9. 18. 이후의 접속으로 인한 추가 접속통화료 청구가 신의칙에 반하는 것인지 여부

(1) 신의성실의 원칙은 법률관계의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의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해서는 안 된다는 추상적 규범이다.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는 이유로 권리의 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뢰를 제공하였다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뢰를 하는 데 정당한 상태에 있어야 하고, 이러한 상대방의 신뢰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대법원 2003. 4. 22. 선고 2003다2390, 2406 판결대법원 2011. 2. 10. 선고 2009다68941 판결 등 참조).

(2) 아래 3.에서 인정하는 바와 같이 원고가 LM 3G호와 VM 3G호에 대하여 MSC 방식으로 접속을 하기 위한 피고의 2008. 6. 2.자 정보제공요청에 응하지 않음으로써 위 각호에 대한 MSC 방식의 접속이 지연되었고, 원고는 위 지연과 관련하여 2009. 9. 18.부터는 피고에 대하여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원고는 상호접속협정에 따라 2009. 9. 17.까지는 LM 3G호와 VM 3G호에 대하여 MSC 방식의 접속을 제공하여 원고의 접속설비를 최소한도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도 원고가 이를 거부하여 피고로 하여금 위 일자 이후에도 계속하여 2G MSC 우회접속방식으로 접속하여 우회구간에 대하여 추가적인 접속설비를 이용하도록 하면서 그로 인한 추가 접속통화료를 청구하고 있다.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LM 3G호와 VM 3G호에 관한 2009. 9. 18. 이후의 접속분에 대하여 2G MSC 우회접속방식이 유지됨으로써 피고가 추가로 이용한 접속설비에 대한 접속통화료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면, 원고에게 그 접속통화료를 지급한 피고는 다시 원고에 대하여 원고가 LM 3G호와 VM 3G호에 관하여 MSC 방식의 접속을 거부한 것을 이유로 같은 금액 상당의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원·피고 사이의 순환소송을 인정하는 결과가 되어 소송경제에 반할 뿐만 아니라 원고는 결국 피고에게 반환할 것을 청구하는 것이 되어 이를 허용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타당하지 않다(대법원 2002. 3. 21. 선고 2000다62322 전원합의체 판결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4다42202 판결 등 참조). 따라서 2008. 9. 18.부터의 접속에 대한 추가 접속통화료의 청구는 상호접속협정에 의하여 형성된 피고의 신뢰에 반하는 권리 행사로서 허용되지 않는다.

(3)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원고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신의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위법이 없다.

다. 소멸시효가 완성된 2007. 9. 30.까지의 접속으로 인한 추가 접속통화료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한 상계가 허용되는지 여부

원고의 추가 접속통화료 채권 중 2007. 9. 30.까지의 접속분에 대한 것은 소멸시효가 완성하였지만, 원고는 민법 제495조에 기하여 수동채권인 피고의 손해배상채권과 상계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원심은 피고의 손해배상채권이 원고의 고의에 의한 것이어서 민법 제496조에 따라 상계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원고는 상고이유에서 피고의 손해배상채권이 원고의 고의에 의한 것이 아니므로 위 소멸시효가 완성된 접속통화료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한 상계가 허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의 손해배상채권은 원고의 고의에 의한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에 기한 것이어서 이를 수동채권으로 하는 상계는 허용되지 않으므로, 위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라. 원고의 추가 접속통화료 채권과 상계되는 피고의 손해배상채권의 범위가 적정한지 여부

원심은 피고의 상계항변에 따라 피고의 손해배상채권이 원고의 추가 접속통화료 채권의 일부에 상계충당된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상고이유로서 자동채권인 피고의 손해배상채권(CGS 요율에 따른 접속통화료와 MSC 요율에 따른 접속통화료의 차액에 관한 것)의 액수가 원심이 인정한 것보다 크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의 손해배상채권의 범위에 관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므로, 위 상고이유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마. 추가 접속통화료에 관하여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채권이 성립하는지 여부

(1) 원심은, 피고가 LM 3G호와 VM 3G호에 대하여 원고의 접속설비를 추가로 이용하였지만 이로 인하여 접속통화료 정산의 문제가 발생할 뿐 추가 접속설비의 이용 자체가 불법행위에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원심은 피고가 원고에게 상호접속기준 제13조 제1항에 따라 LM 3G호와 VM 3G호의 소통경로를 별도로 통보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원고에게 어떠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2)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 판단은 정당하고, 원고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불법행위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위법이 없다.

3. 반소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원고가 MSC 방식의 접속을 제공할 의무는 2009. 11. 18. 방송통신위원회의 재정에 의하여 비로소 발생한 것인지 여부

(1) 원심은, 원고는 상호접속협정의 체결 당시부터 피고의 요청에 따라 LM 3G호에 대하여 MSC 방식의 접속을 제공할 의무와 피고의 적법한 접속요청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의무를 부담하고 있었다(VM 3G호는 LM 3G호와 같은 방식으로 소통되므로 VM 3G호에 대하여도 마찬가지이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의 재정신청에 의하여 방송통신위원회는 2009. 11. 18. ‘원고는 상호접속협정에 따라 피고에게 IMT-2000(3세대 이동통신서비스)망의 HLR과 MSC에 대한 접속 의무가 있으므로 피고의 요청에 따른 접속을 제공하라’는 재정을 하였고, 방송통신위원회의 재정에는 민법상 화해의 효력이 있으므로 그 창설적 효력에 의하여 종전의 법률관계를 바탕으로 한 권리의무관계는 소멸하였으며, 따라서 LM 3G호와 VM 3G호에 대한 원고의 MSC 접속 의무는 2009. 11. 18.에 비로소 발생하였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원심은, 구 전기통신사업법 제45조 제6항은 ‘방송통신위원회의 재정이 확정되면 당사자 간에 재정의 내용과 동일한 합의가 성립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2009. 11. 18.자 방송통신위원회 재정에 따라 원고와 피고 사이에 성립된 것으로 보는 합의의 내용은 ‘상호접속협정에 따라 MSC 방식에 의한 접속을 제공할 의무가 이미 발생하였다’는 것으로서 확인적 효력이 인정될 뿐이라고 하여 원고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2)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 판단은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 원고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구 전기통신사업법 제45조에 따른 방송통신위원회 재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나. 피고의 2007. 9. 21.자 공문이 MSC 방식의 접속을 위한 접속요청에 필요한 정보의 제공요청인지 여부

(1) 당사자들이 공통적으로 의사표시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다면, 그것이 당사자가 표시한 문언과 다르더라도 당사자들의 공통적인 인식에 따라 의사표시를 해석하여야 한다. 그러나 의사표시를 한 사람이 생각한 의미가 상대방이 생각한 의미와 다른 경우에는 의사표시를 수령한 상대방이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표시된 내용을 어떻게 이해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를 고려하여 의사표시를 객관적·규범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2) 원심은 피고의 2007. 9. 21.자 공문이 MSC 방식의 접속을 위한 접속요청에 필요한 정보의 제공요청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그 이유로 위 공문에는 접속에 관련된 정보의 제공을 요청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만, 위 공문은 LM 3G호와 VM 3G호에 대한 추가 접속통화료 정산을 요구한 원고의 2007. 8. 14.자 공문에 대한 답신으로서, 호의 소통경로 확인을 위하여 위와 같은 정보가 필요하고 확인된 내용을 토대로 접속통화료의 추가 정산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취지라는 점을 들고 있다.

(3) 원심의 판단은 위에서 본 법리를 따른 것으로 정당하고, 피고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의사표시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다. 피고의 2008. 6. 2.자 공문이 MSC 방식의 접속을 위한 유효한 접속요청인지 여부

(1) 원심은 피고의 2008. 6. 2.자 공문이 LM 3G호와 VM 3G호에 대하여 MSC 방식의 접속을 하기 위한 유효한 접속요청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 이유로 상호접속협정 제14조 제1항, 제3항, 상호접속기준 제10조 제1항에 따르면 접속 또는 접속변경의 요청은 접속구간과 접속용량 등 필요한 요건을 기재한 서면으로 해야 하는데, 피고의 2008. 6. 2.자 공문에는 접속구간과 접속용량 등의 기재가 빠져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2) 피고의 위 상고이유 주장은 위 2008. 6. 2.자 공문 이전에 피고가 MSC 방식의 접속을 위한 접속요청에 필요한 정보의 제공을 요청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그러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2007. 9. 21.자 공문은 MSC 방식의 접속을 위한 접속요청에 필요한 정보의 제공요청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위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라. 원고의 정보제공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범위에 대한 판단이 적정한지 여부

(1) 원심은 원고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의 발생과 그 범위에 관하여 아래와 같이 판단하였다.

(가) 피고의 2008. 6. 2.자 공문은 LM 3G호와 VM 3G호에 대하여 MSC 방식의 접속을 하기 위한 유효한 접속요청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이를 위한 정보제공요청에 해당한다. 구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전기통신설비의 정보제공기준(2008. 5. 19. 방송통신위원회 고시 제2008-67호, 이하 ‘정보제공기준’이라고 한다. 이 역시 상호접속협정 제4조에 의하여 협정에 편입되어 있다) 제14조 제4항에 의하면, 원고는 위 공문을 수령한 2008. 6. 3.부터 3개월 내인 2008. 9. 3.까지 피고에게 MSC 방식의 접속을 위한 접속요청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의무가 있는데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원고의 이러한 행위는 상호접속협정을 위반한 것으로 채무불이행에 해당함과 동시에 구 전기통신사업법 제36조의3 제1항 제1호와 정보제공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원고는 이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한편 피고는 원고로부터 2008. 9. 3.까지 MSC 방식의 접속을 위한 접속요청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받았다면 적어도 그로부터 2주일 이내인 2008. 9. 17.까지는 접속구간과 접속용량을 보완한 유효한 접속요청을 하였을 것이다. 그런데 상호접속협정 제14조 제4항, 상호접속기준 제10조 제2항, 제3항에 의하면, 접속시기는 접속요청사업자의 접속희망일을 원칙으로 하되 접속제공사업자의 통보에 의하여 그 시기가 연장될 수 있지만 연장될 수 있는 최대한은 교환기 신규설치 등의 사유가 없는 한 접속요청일부터 1년을 넘을 수 없도록 되어 있다. 그러므로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2008. 9. 17.까지 유효한 접속요청을 하였을 것이라고 보면, 원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늦어도 위 일자부터 1년 뒤인 2009. 9. 17.까지는 LM 3G호와 VM 3G호에 대하여 MSC 방식의 접속을 제공하였어야 하는 것이고, 따라서 2009. 9. 18.부터는 LM 3G호와 VM 3G호에 대하여 MSC 방식의 접속이 이루어지지 않음에 따라 피고가 원고에게 추가로 지급한 접속통화료(CGS 요율에 따른 접속통화료와 MSC 요율에 따른 접속통화료의 차액)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2)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 판단은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 원·피고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상호접속기준 제10조 제2항, 제3항, 손해배상의 범위 산정과 증명책임의 분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마. 원고의 손해배상채무가 고의의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로 인한 것인지 여부

(1) 민법 제496조는 “채무가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것인 때에는 그 채무자는 상계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에 대하여 상계를 허용한다면 고의로 불법행위를 한 사람까지도 상계권 행사로 현실적으로 손해배상을 지급할 필요가 없게 되어 보복적 불법행위를 유발하게 될 우려가 있다. 또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피해자가 가해자의 상계권 행사로 현실의 변제를 받을 수 없는 결과가 됨은 사회적 정의관념에 맞지 않는다. 따라서 고의에 의한 불법행위의 발생을 방지함과 아울러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피해자에게 현실의 변제를 받게 하려는 데 이 규정의 취지가 있다(대법원 2002. 1. 25. 선고 2001다52506 판결 참조).

이 규정은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한 상계에 관한 것이고 고의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다만 고의에 의한 행위가 불법행위를 구성함과 동시에 채무불이행을 구성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과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이 경합하는 경우에는 이 규정을 유추적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경우에 고의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한 상계를 허용하면 이로써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까지 소멸하게 되어 고의의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채권은 현실적으로 만족을 받아야 한다는 이 규정의 입법 취지가 몰각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예외적인 경우에는 민법 제496조를 유추적용하여 고의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는 상계를 한 경우에도 채무자가 그 상계로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2) 원심은 채택 증거에 의하여, 상호접속협정에 따르면 원고는 LM 3G호와 VM 3G호에 대하여 MSC 방식의 접속을 제공할 의무가 있음이 분명한데도 피고의 거듭된 MSC 방식에 의한 접속의 제공요청에 대하여 상호접속협정은 2세대 이동통신서비스에만 적용된다는 의견을 굽히지 않으면서 LM 3G호와 VM 3G호에 대한 MSC 방식의 접속 제공을 거부하였고, 원고가 이러한 입장을 고수하면서 피고의 2008. 6. 2.자 정보제공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인정하였다. 원심은 이러한 사실을 토대로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가 고의에 의한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따라서 이로 인한 피고의 손해배상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한 원고의 상계주장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3)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 판단은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 원고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민법 제496조의 상계금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 각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사실관계와 본소·반소 청구 요약: 생략]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박병대 권순일 김재형(주심)


Posted by 부산기업자문/민사형사/손해배상/산업재해 부산형사전문변호사 이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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