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60247 판결

[손해배상()][공2014상,12]

【판시사항】

[1] 근로자를 고용하여 타인을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경우,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2] 근로자파견관계에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에 대한 보호의무나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한다는 묵시적인 약정이 있다고 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및 위 의무 위반으로 손해를 입은 파견근로자가 사용사업주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적극)와 위 의무 위반에 따른 채무불이행책임을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청구권에 대하여 민법 제766조 제1항의 소멸시효 규정이 적용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근로자보호법’이라 한다)의 목적과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근로자를 고용하여 타인을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파견근로자보호법이 적용되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당사자들이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받을 것이 아니라, 계약의 목적 또는 대상에 특정성, 전문성, 기술성이 있는지 여부, 계약당사자가 기업으로서 실체가 있는지와 사업경영상 독립성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 계약 이행에서 사용사업주가 지휘·명령권을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 등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2] 근로자파견에서의 근로 및 지휘·명령 관계의 성격과 내용 등을 종합하면, 파견사업주가 고용한 근로자를 자신의 작업장에 파견받아 지휘·명령하며 자신을 위한 계속적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사용사업주는 파견근로와 관련하여 그 자신도 직접 파견근로자를 위한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함을 용인하고, 파견사업주는 이를 전제로 사용사업주와 근로자파견계약을 체결하며, 파견근로자 역시 사용사업주가 위와 같은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함을 전제로 사용사업주에게 근로를 제공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러므로 근로자파견관계에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파견근로와 관련하여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에 대한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한다는 점에 관한 묵시적인 의사의 합치가 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사용사업주의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으로 손해를 입은 파견근로자는 사용사업주와 직접 고용 또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위와 같은 묵시적 약정에 근거하여 사용사업주에 대하여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을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약정상 의무 위반에 따른 채무불이행책임을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청구권에 대하여는 불법행위책임에 관한 민법 제766조 제1항의 소멸시효 규정이 적용될 수는 없다.

【참조조문】

[1]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제6호 [2]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35조 제1항제2항업안전보건법 제5조 제1항제23조민법 제390조제766조 제1항

【참조판례】

[1] 대법원 2012. 2. 23. 선고 2011두7076 판결

【전 문】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윤정대)

【피고, 상고인】 평화업 주식회사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여한수 외 1인)

【원심판결】 대구고법 2011. 6. 29. 선고 2010나9475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피고 평화업 주식회사(이하 ‘피고 평화업’이라 한다)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상고이유 제1점 및 제2점에 관하여

(1) 파견근로자의 고용안정과 복지증진에 이바지할 목적으로 제정되어 파견근로자의 근로조건 등에 관한 사용사업주와 파견사업주의 의무 등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근로자보호법’이라 한다)에서 ‘근로자파견’이라 함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하고(제2조 제1호), ‘근로자파견계약’이라 함은 파견사업주와 사용사업주 간에 근로자파견을 약정하는 계약을 뜻한다(제2조 제6호).

위와 같은 파견근로자보호법의 목적과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근로자를 고용하여 타인을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파견근로자보호법이 적용되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당사자들이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받을 것이 아니라, 계약의 목적 또는 대상에 특정성, 전문성, 기술성이 있는지 여부, 계약당사자가 기업으로서 실체가 있는지와 사업경영상 독립성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 계약 이행에서 사용사업주가 지휘·명령권을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 등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2. 23. 선고 2011두7076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① 피고 신우이엔비 주식회사(이하 ‘피고 신우이엔비’라고 한다)는 근로자파견사업 등을 목적으로 2004. 4. 28.경 설립되었다가 2006. 3. 1.경 그 사업장이 소멸된 법인으로서, 2005. 11. 9. 원고를 고용하여 자동차용 부품 등의 제조·판매업체인 피고 평화업의 작업장에서 근로를 제공하게 하였고, ② 이에 따라 원고는 피고 평화업이 제공하는 교통수단으로 그 작업장에 출근하여 피고 평화업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그가 제공하는 설비와 재료 등으로 사출작업을 함으로써 피고 평화업이 생하는 부품의 제조 업무에 종사하였으며, ③ 원고는 근무 6일째인 2005. 11. 15. 피고 평화업의 작업장에서 사출기로 작업하던 중 사출기 안에 손을 집어넣어 이물질을 제거하려다가 오른쪽 팔과 손목 등이 사출기의 상·하 금형 사이에 압착되어 그 판시와 같은 상해를 입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를 당하였는데, ④ 이 사건 사고 당시 피고 평화업은 원고에게 사출작업 중의 이물질 제거 방법 등에 관하여 별다른 안전교육을 하지 아니하였고 사출기의 고장 사실을 제대로 확인하지도 아니하였음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피고들 사이의 근로자 공급 형태, 원고와 피고 평화업 사이의 근로 제공의 내용과 방식, 지휘·명령 관계 등에 관한 사정을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와 피고들 사이의 근로관계는 파견근로자보호법이 적용되는 근로자파견관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설령 피고들 사이에 위와 같은 근로관계를 도급계약이라고 지칭하며 관련 계약서를 작성한 적이 있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은 아니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원고가 피고들 사이의 근로자파견계약에 따라 피고 평화업에 파견되어 작업하던 중 이 사건 사고를 당하였다고 판단하고, 이에 따라 이 사건 근로관계가 순수한 도급에 해당한다는 피고 평화업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한 조치는 정당하며,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판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에 관하여 판단을 누락하거나 근로자파견관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나. 상고이유 제3점에 관하여

(1) 사용자는 고용 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마련하여야 할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대법원 1999. 2. 23. 선고 97다12082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이러한 사용자의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 행위가 불법행위의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채무불이행책임과 경합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도 부담하게 된다(대법원 1997. 4. 25. 선고 96다53086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자파견관계에서 파견사업주는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사용사업주와 근로자파견계약을 체결하여 근로자를 파견하고, 이에 따라 파견근로자는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되므로, 파견근로자가 파견근로 중에 직면하는 생명, 신체, 건강에 대한 위험은 대부분 사용사업주가 지배·관리하는 영역에서 발생한다. 파견근로자보호법 제35조 제1항 본문에서 “파견 중인 근로자의 파견근로에 관하여는 사용사업주를 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3호의 규정에 의한 사업주로 보아 동법을 적용한다.”고 규정하여 근로자파견관계에서 업안전보건법의 규정에 따른 업재해 예방 및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 유지·증진 등에 관한 의무를 원칙적으로 사용사업주에게 부과함으로써,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의 생명, 신체, 건강에 대한 위험을 예방하고 파견근로자의 안전을 유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할 경우 업안전보건법 등에서 정한 형사적 또는 행정적 제재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것도 이러한 점을 고려한 취지로 볼 수 있다.

위와 같은 근로자파견에서의 근로 및 지휘·명령 관계의 성격과 내용 등을 종합하면, 파견사업주가 고용한 근로자를 자신의 작업장에 파견받아 지휘·명령하며 자신을 위한 계속적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사용사업주는 파견근로와 관련하여 그 자신도 직접 파견근로자를 위한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함을 용인하고, 파견사업주는 이를 전제로 사용사업주와 근로자파견계약을 체결하며, 파견근로자 역시 사용사업주가 위와 같은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함을 전제로 사용사업주에게 근로를 제공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러므로 근로자파견관계에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파견근로와 관련하여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에 대한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한다는 점에 관한 묵시적인 의사의 합치가 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사용사업주의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으로 손해를 입은 파견근로자는 사용사업주와 직접 고용 또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위와 같은 묵시적 약정에 근거하여 사용사업주에 대하여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의 위반을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약정상 의무 위반에 따른 채무불이행책임을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청구권에 대하여는 불법행위책임에 관한 민법 제766조 제1항의 소멸시효 규정이 적용될 수는 없다.

(2) 피고 평화업이 피고 신우이엔비와의 근로자파견계약에 따라 피고 신우이엔비가 고용한 원고를 자신의 작업장에 파견받아 사용사업주로서 지휘·감독하며 부품 제조 업무에 종사하게 하던 중 안전교육 시행, 사출기 고장 여부 확인 등 원고의 생명, 신체의 보호와 안전 등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아니하였고, 이로 말미암아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여 원고가 그 판시와 같은 손해를 입게 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러한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 평화업이 피고 신우이엔비와의 근로자파견계약에 따라 그 작업장에 원고를 파견받아 사용사업주로서 지휘·감독하며 자신을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고 원고가 이를 받아들여 피고 평화업에 근로를 제공함에 따라, 원고와 피고 평화업 사이에는 원고의 파견근로와 관련하여 피고 평화업이 원고에 대하여 직접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한다는 점에 관한 묵시적 약정이 맺어졌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 평화업은 원고의 파견근로와 관련하여 위 약정상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의 위반으로 말미암아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피고 평화업의 원고에 대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고, 이에 따라 민법 제766조 제1항에 의한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피고 평화업의 항변을 배척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근로자파견계약의 성격과 안전배려의무의 성립 여부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2. 피고 신우이엔비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불법행위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사건에서 과실상계 등 책임제한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그 제한 비율을 정하는 것은 그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사실심의 전권사항에 속한다(대법원 2010. 1. 14. 선고 2009다38544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이 사건 사고의 발생 경위 등에 관한 그 판시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들의 손해배상책임 제한 비율을 손해액의 70%로 정한 조치가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이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민일영 이인복(주심) 박보영


Posted by 부산기업자문/민사형사/손해배상/산업재해 부산형사전문변호사 이용민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