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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

‘추행’의 의미 및 추행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대법원 2017. 10. 31. 선고 2016도21231 판결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13세미만미성년자강제추행)][공2017하,2258]

【판시사항】

 

[1] 무죄추정의 원칙의 의의 / 형사재판에서 유죄를 인정하기 위한 증거의 증명력 정도 / 낮 시간대 다수의 사람들이 통행하는 공개된 장소와 같이 통상적으로 어린 피해자에 대한 추행 행위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하기 곤란한 상황에서 강제 추행이 있었는지를 판단하는 데 피해자의 진술 또는 피해자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자의 진술이 유일한 증거인 경우, 이를 근거로 피고인을 유죄로 판단하기 위한 진술의 신빙성 정도

 

 

[2] ‘추행’의 의미 및 추행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판결요지】

 

[1] 형사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헌법 제27조 제4항형사소송법 제275조의2). 무죄추정의 원칙은 수사를 하는 단계뿐만 아니라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형사절차와 형사재판 전반을 이끄는 대원칙으로서, ‘의심스러우면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오래된 법언에 내포된 이러한 원칙은 우리 형사법의 기초를 이루고 있다.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항은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따라서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이러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유죄의 의심이 든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낮 시간대 다수의 사람들이 통행하는 공개된 장소와 같이 통상적으로 어린 피해자에 대한 추행 행위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하기 곤란한 상황에서 강제 추행이 있었는지를 판단하는 데 피해자의 진술 또는 피해자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자의 진술이 유일한 증거인 경우, 이를 근거로 피고인을 유죄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과 타당성뿐만 아니라 객관적인 정황과 경험칙에 비추어 피해자의 진술 또는 피해자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자의 진술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고, 피고인의 무죄 주장을 배척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신빙성이 있어야 한다.

 

 

[2] 추행이란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 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참조조문】

[1] 헌법 제27조 제4항형법 제298조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7조 제3항형사소송법 제275조의2제307조 제2항제308조 [2] 형법 제298조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7조 제3항

【참조판례】

[1] 대법원 1992. 9. 1. 선고 92도1405 판결(공1992, 2809)
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0도5395 판결(공2001상, 818)
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4도7945 판결
[2] 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1도2417 판결(공2002상, 1306)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4도6416 판결

【전 문】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이동건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6. 12. 2. 선고 2016노2386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 등은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형사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헌법 제27조 제4항형사소송법 제275조의2). 무죄추정의 원칙은 수사를 하는 단계뿐만 아니라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형사절차와 형사재판 전반을 이끄는 대원칙으로서, ‘의심스러우면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오래된 법언에 내포된 이러한 원칙은 우리 형사법의 기초를 이루고 있다.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항은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따라서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이러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유죄의 의심이 든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2. 9. 1. 선고 92도1405 판결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0도5395 판결 등 참조).

낮 시간대 다수의 사람들이 통행하는 공개된 장소와 같이 통상적으로 어린 피해자에 대한 추행 행위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하기 곤란한 상황에서 강제 추행이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 피해자의 진술 또는 피해자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자의 진술이 유일한 증거인 경우, 이를 근거로 피고인을 유죄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과 타당성뿐만 아니라 객관적인 정황과 경험칙에 비추어 피해자의 진술 또는 피해자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자의 진술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고, 피고인의 무죄 주장을 배척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신빙성이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4도7945 판결 등 참조).

한편 추행이라 함은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 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1도2417 판결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4도6416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2015. 8. 27. 16:00경 서울 용산구 (주소 생략)에 있는 ‘○○○ 소금구이’ 음식점 앞길에서 피해자(여, 2세)가 피해자의 어머니 공소외인의 손을 잡고 걸어가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피해자에게 다가가 사탕을 건네며 “우리 악수하자.”라고 말하면서 피고인의 양손으로 피해자의 오른손을 잡고, 위 공소외인이 피해자의 손을 피고인의 손으로부터 빼내려 하자 오른손으로 피해자의 가슴을 만져 13세 미만 미성년자인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였다는 것이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공소사실을 부인하였다. 기록상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직접증거로는 목격자인 피해자의 어머니 공소외인의 진술이 유일하다. 원심은 피해자의 어머니 공소외인의 진술을 증거로 삼아 공소사실을 인정한 제1심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3. 앞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원심의 판단을 살펴본다.

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1)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공소사실 자체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하였다는 강제추행 행위는 ‘피고인이 공소외인의 손을 잡고 걸어가고 있는 피해자(여, 2세)에게 다가가 사탕을 건네며 “우리 악수하자.”라고 말하면서 피고인의 양손으로 피해자의 오른손을 잡고, 공소외인이 피해자의 손을 빼내려 하자 오른손으로 피해자의 가슴을 만졌다’는 것이다.

(2) 피해자의 어머니 공소외인은 피고인이 피해자를 추행한 부위에 관해서, 경찰에서는 ‘오른쪽 가슴’이라고 하였다가(증거기록 14, 64면), 2015. 11. 30. 검찰수사관과의 전화 통화에서는 ‘왼쪽 가슴’이라고 하고(증거기록 121면), 다시 법정에서는 ‘오른쪽 가슴’이라고 하여(공판기록 135, 140면) 그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다. 나아가 공소외인이 사건이 발생한 2015. 8. 27. 작성한 진술서에는 피고인이 ‘오른손으로 피해자의 오른쪽 가슴을 집어 잡았다.’고 하고(증거기록 14면), 2015. 9. 11. 경찰 진술에서는 ‘오른손으로 손바닥이 위로 가게 해서 딸의 오른쪽 가슴을 한번 집어 만졌다.’고 하고(증거기록 64면), 2015. 11. 30. 검찰 전화 진술에서는 피고인이 ‘갑자기 손을 뻗어 손바닥 방향을 위로 한 채 엄지와 나머지 네 손가락으로 피해자의 왼쪽 가슴 젖꼭지 부분을 꼬집듯이 만졌다.’고 하는 등(증거기록 121면) 시간이 흐를수록 피고인이 피해자의 가슴을 만진 내용이나 방법을 점차 구체화하는 한편 추행의 정도를 높여서 진술하였다.

이러한 공소외인의 진술은 성인이 선 채로 키가 작은 유아의 몸을 만질 때 취할 수 있는 통상적인 행동으로서 목격하지 않고서도 충분히 진술할 수 있는 내용일 뿐만 아니라, 사람이 목격하거나 경험한 사실에 대한 기억은 시일이 지남에 따라 흐려질 수는 있으나 오히려 처음보다 명료해진다는 것은 이례적인 점에 비추어(대법원 1993. 3. 9. 선고 92도2884 판결 등 참조) 그 신빙성에 의문이 있다.

(3) 공소외인은 경찰에서 ‘피고인은 작년에도 아이한테 그런 적이 있다.’, ‘그때는 아이가 어려서 아기띠로 아이를 안고 있었는데, 피고인이 사탕을 들고 아이한테 주려고 해서 아이가 너무 어려 안 먹는다고 말했는데도 피고인이 아이 예쁘다 하면서 얼굴을 만졌다. 그때도 이상하게 생각했다.’, ‘경찰하고 얘기를 하고 있을 때 웰빙마트에서 일하는 아저씨가 말하길 피고인이 전에도 어떤 남자아이 얼굴을 막 만졌다고 하였다. 그 아저씨도 기억할 정도면 이상하게 행동했을 것 같다.’고 하고(증거기록 13면), ‘처음에는 알아보지 못했었는데 피고인의 인상이 하도 특이해서 기억을 하게 되었다.’, ‘피고인은 …… 약간 옷이 파인 너덜너덜한 옷을 입고, 약간 느끼하게 보이면서 이상한 그런 스타일이었다.’, ‘그때는 몸을 만졌다기보다는 보통 어른들이 애기를 예쁘다고 하면서 볼을 한번 만지는 정도였는데, 피고인이 얼굴을 너무 아이 쪽으로 들이밀어 자신의 가슴 쪽으로 와서 그 상황이 거북했다.’고 진술하고 있다(증거기록 65면). 나아가 공소외인은 법정에서 ‘처음에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사탕을 주고 손을 잡고 악수하자고 할 때부터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고인이 아이의 손을 잡았을 때 싫어서 아이를 당겨서 빨리 가려고 했었다.’고 하고(공판기록 135∼136면), ‘30m 앞에 피고인이 주머니에서 손을 꺼내 아이를 보고 걸어오는 그때부터 기분이 나빴지만 예의를 지키려고 참았다.’고 진술(공판기록 139면)하는 등 피고인이 다가올 때부터 이미 피고인에 대한 불쾌한 인상이나 적대적인 감정을 갖고 있었다는 것을 감추지 않고 있다.

그러나 공소외인이 이 사건 이전에 피고인을 실제 만난 적이 있는지 여부가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피고인은 시종일관 사건 당일 피해자와 공소외인을 처음 만났다고 하고 있다) ‘피고인의 인상이 특이해서 기억을 한다’는 것과 ‘피고인을 처음에는 알아보지 못했다’는 것은 그 자체로 모순되는 것처럼 보인다.

이처럼 공소외인은 과거 누군가로부터의 불쾌한 기억을 피고인과 결부시키거나 피고인에 대한 불쾌한 인상이나 적대적인 감정을 갖고 피고인의 행동을 평가하고, 수사기관과 법정에서도 그러한 관점에서 과장 또는 허위의 진술을 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4) 공소외인은 당시 피고인이 피해자의 가슴을 만져 ‘지금 뭐하는 거냐’고 하면서 피고인의 손목을 내리치면서 떼어 놓았다고 주장하나, 공소외인이 위와 같은 행위를 하면서 항의하였음을 뒷받침하는 아무런 자료가 없다. 오히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당시 공소외인으로부터 그와 같은 제지를 받은 적이 없다고 하고 있고, 실제 피고인은 피해자와 공소외인과 헤어진 이후 사건 현장 주변에서 장을 보는 등 평소와 다름없이 행동하였으며, 공소외인이 현장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와 피고인에게 경찰에 신고하였으니 거기 있으라고 하자 그 자리에 머물러 있었던 사실을 알 수 있다. 공소외인 역시 법정에서 ‘피고인이 당시 알았다고 하면서 기분 나쁘게 당당했다’고 진술하고 있다(공판기록 137면).

(5) 피고인은 당시 어린 피해자를 보고 예뻐 보여 사탕을 주기 위해서 다가가 피해자에게 사탕을 건네주며 ‘안녕, 우리 악수할까, 몇 살?’하고 나이를 물었는데, 피해자가 사탕은 받으면서도 대답을 하지 않자 ‘말해도 돼요’라고 하면서 말을 시켜 보려다가 손이 피해자의 몸에 닿았을 뿐 추행하지 않았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나아가 피고인은 당시 공소외인이 피고인에게 ‘아이가 이십 몇 개월밖에 되지 않아 말을 못해요’하고 헤어졌다고 하고 있는데(증거기록 27면, 107면, 공판기록 210면), 이러한 피고인의 진술 내용에 별다른 모순점이나 객관적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점을 찾을 수 없다.

원심은,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당일 작성한 진술서에 ‘피해자의 가슴 부위를 건드렸다’고 기재하였으나 검찰에서는 ‘가슴이 아니라 어딘가를 터치했다’고 하고, 제1심 1회 공판기일에서는 피고인의 손이 피해자의 몸에 닿은 사실조차 부인하다가 제1심 2회 공판기일에서는 피고인의 손이 어딘가를 터치했다고 하는 등 그 진술에 일관성이 없다고 보았다. 그러나 원심이 들고 있는 피고인의 위와 같은 진술 변화는 이 사건 추행을 부인하면서 추행의 의도가 아닌 신체적인 접촉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피고인의 일관된 태도와 다르지 않다.

(6) 이 사건이 발생한 시각은 2015. 8. 27. 16:00경으로 여름철 밝은 오후 시간대이고, 사건 장소인 서울 용산구 (주소 생략)에 있는 음식점 앞길은 주변에 노점상이 형성되어 있고, 사람과 차량의 통행이 빈번한 공공장소이다(공판기록 310~312면). 이렇듯 다수의 사람들이 통행하고 있는 낮 시간대의 공개된 장소에서 그것도 피해자의 어머니가 바로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당시 만 2세(2년 5개월)에 불과한 유아인 피해자를 추행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다. 기록상 피고인이 소아성애와 같은 특이성향을 가졌다거나 정신이상 증세를 보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발견할 수 없다.

나. 이러한 사정을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신빙성이 의심되는 공소외인의 진술만을 근거로 이에 반대되는 피고인의 진술과 객관적인 정황을 모두 배척하고 피고인이 공소사실과 같이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공소외인은 당시 피고인이 피해자 쪽으로 다가와 사탕을 건네면서 악수를 청하고 피해자의 손을 잡고 있는 것 자체가 싫어서 피해자를 데리고 현장을 벗어나려고 하였던 반면,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사탕을 건네주며 나이를 물었는데, 피해자가 정작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자 대답을 재촉하는 상황에서 공소외인이 피해자의 팔을 잡아끌면서 피고인의 손이 피해자의 몸에 옷 위로 잠시 닿았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당시 대답을 하지 않는 피해자에게 ‘말해도 돼요’라고 했고, 공소외인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그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아, 예쁘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러한 말들이 만 2세의 어린 아이에 대하여 어떠한 성적인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없고, 그 밖에 피고인이 어떠한 성적인 의미를 포함하는 말을 한 적도 없다.

이와 같은 피해자의 나이, 피고인이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행위의 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 등에 비추어 피고인이 당시 피해자와 신체적인 접촉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에게 추행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의 행위가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추행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다. 그런데도 원심은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하기에 부족한 피해자 어머니 공소외인의 진술만을 근거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고 공소사실의 증명의 정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을 뿐만 아니라 추행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정당하다.

4. 피고인의 상고는 이유 있으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박보영 이기택 김재형(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