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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

분진작업에 종사하고 있거나 종사하였던 근로자가 사망한 경우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진폐, 합병증 등과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하는지 여부(적극) 및 그 증명의..

대법원 2017. 3. 30. 선고 2016두55292 판결

[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공2017상,888]

【판시사항】

 

분진작업에 종사하고 있거나 종사하였던 근로자가 사망한 경우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진폐, 합병증 등과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하는지 여부(적극) 및 그 증명의 정도와 증명책임의 소재

 

【판결요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91조의10은 분진작업에 종사하고 있거나 종사하였던 근로자가 진폐, 합병증이나 그 밖에 진폐와 관련된 사유(이하 ‘진폐, 합병증 등’이라고 한다)로 사망하였다고 인정되면 업무상의 재해로 본다고 규정하면서, 이 경우 진폐에 따른 사망 여부를 판단하는 때에 고려하여야 하는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 위임에 따라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83조의3은 법 제91조의10에 따라 진폐에 따른 사망 여부를 판단하는 때에 고려하여야 하는 사항은 진폐병형, 심폐기능, 합병증, 성별, 연령 등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분진작업에 종사하고 있거나 종사하였던 근로자가 사망한 경우에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진폐, 합병증 등과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하고,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하게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근로자의 진폐병형, 심폐기능, 합병증, 성별, 연령 등을 고려하였을 때 진폐, 합병증 등과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된다면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하나,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측에 있다.

 

【참조조문】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91조의10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83조의3

【전 문】

【원고, 피상고인】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수 담당변호사 조영기 외 2인)

【피고, 상고인】근로복지공단

【원심판결】서울고법 2016. 9. 26. 선고 (춘천)2016누9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91조의10은 분진작업에 종사하고 있거나 종사하였던 근로자가 진폐, 합병증이나 그 밖에 진폐와 관련된 사유(이하 ‘진폐, 합병증 등’이라고 한다)로 사망하였다고 인정되면 업무상의 재해로 본다고 규정하면서, 이 경우 진폐에 따른 사망 여부를 판단하는 때에 고려하여야 하는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 위임에 따라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83조의3은 법 제91조의10에 따라 진폐에 따른 사망 여부를 판단하는 때에 고려하여야 하는 사항은 진폐병형, 심폐기능, 합병증, 성별, 연령 등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분진작업에 종사하고 있거나 종사하였던 근로자가 사망한 경우에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진폐, 합병증 등과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하고,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하게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근로자의 진폐병형, 심폐기능, 합병증, 성별, 연령 등을 고려하였을 때 진폐, 합병증 등과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된다면 그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나, 그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측에 있다.

2. 원심은, ① 망인이 1973. 10. 24.부터 1982. 3. 29.까지 대한석탄공사 ○○광업소△△갱에서 채선부로 8년 5개월 동안 근무한 사실, ② 망인이 2005. 3.경 진폐증 판정[병형 2/1, 심폐기능 F1/2(경미장해)] 및 제11급의 장해등급을 받은 사실, ③ 망인은 2000년 교통사고로 뇌손상을 입은 후 2003. 10.경 급성 뇌경색으로 치료를 받았고, 2005. 3.경에는 좌측 안면마비 등 증상이 있었으며 2010년경에는 보행장애 및 좌반신 마비, 가벼운 연하장애 증상이 있었던 사실, ④ 망인이 2012. 4.경 폐렴으로 □□병원에 입원할 당시에는 엉덩이와 대퇴 부위에 욕창이 있는 등 장기간 누워서 생활하던 상태였고 좌측 편마비와 실어증이 있었던 사실, ⑤ 망인은 입원 중 기침, 객담, 호흡곤란이 없다가 2012. 6. 3.부터 호흡곤란이 시작되었다가 잠시 호전되었으나 2012. 6. 8. 폐렴으로 사망한 사실 등을 인정하였다.

원심은 이러한 사실관계를 전제로, 망인의 사인인 폐렴이 진폐증에 의해 발생한 것인지 흡인에 의해 발생한 것인지 불분명하지만, 흡인성 폐렴에 의하여 사망한 것으로 보더라도 진폐증 및 그 합병증인 폐기종(만성폐쇄성 폐질환)이 뇌경색으로 인한 마비, 고령, 전신쇠약 등의 요소와 같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흡인성 폐렴의 발병 및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진폐증 및 그 합병증인 만성폐쇄성 폐질환과 망인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 등에 의하면, ① 망인에 대한 정밀진단과거병력조회상으로는 비활동성 폐결핵만 합병증으로 인정되었을 뿐 폐기종이 합병증으로 인정된 바 없고, 달리 폐기종을 인정할 방사선 검사결과나 만성폐쇄성 폐질환에 부합하는 폐기능 검사 등 객관적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 점, ② 제1심 진료기록 감정촉탁에 대하여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감정의는 폐기종이 있으면서 만성폐쇄성 폐질환이 동반되어야 폐렴의 위험인자로 볼 수 있다는 소견을 밝힌 점, ③ 망인은 2003년경 발병한 뇌경색이 점점 악화되어 2010년경에는 좌반신 마비, 연하장애의 증상이 있었고, □□병원에 입원한 2012. 4.경에도 연하장애 증상이 수차례 확인된 점, ④ 망인에 대한 의무기록상 2012. 6. 4. 음료수를 마시다가 사레가 들린 기록이 있는 점 등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망인에게 폐기종이나 만성폐쇄성 폐질환이 발병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망인의 폐렴이 진폐, 합병증 등에 의하여 발병한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고, 오히려 이와 무관하게 뇌경색 후유증에 의해 발병한 흡인성 폐렴으로 볼 여지가 크다. 나아가 망인이 2005년 제11급의 장해판정을 받은 이후 장해등급의 변동이 없는 70세의 고령자였던 점, 2003년 발병한 뇌경색으로 인한 마비증상으로 장기간 누워서 생활하였던 점 등 기록상 알 수 있는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진폐증으로 인하여 폐의 면역기전이 손상됨으로써 폐렴과 같은 감염성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의학적 소견만으로는, 진폐증이 뇌경색으로 인한 마비, 고령, 전신쇠약 등의 요소와 같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흡인성 폐렴의 발병 및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추단하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원심은 망인의 진폐증과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산업재해보상법상 진폐, 합병증 등과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여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김용덕 김신(주심) 김소영